부모님 연세가 70을 넘으면서 가장 신경 쓰이는 건 단순한 질병보다 '넘어짐'이다. 병원에 가도 의사 선생님이 강조하는 말은 늘 같다. "넘어지지 않게 조심하세요." 노년층의 낙상은 단순히 다치는 걸 넘어서 골절, 장기 입원, 심하면 생명 위협까지 이어질 수 있다. 그런데 많은 사람이 간과하는 사실이 하나 있다. 낙상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'발의 기능 약화'라는 점이다. 오늘은 노년층이 꼭 챙겨야 할 '발 건강 관리법'을 낙상 예방 관점에서 정리해본다.
1. 왜 나이가 들면 낙상이 잦아질까?
사람의 균형 감각과 근육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퇴화한다. 특히 발목과 발바닥의 감각 저하, 발가락 근력 감소는 균형을 유지하는 데 큰 영향을 준다. 작은 요철이나 카펫의 끝에도 쉽게 걸려 넘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.
▸ 주요 낙상 원인
- 발바닥 감각 둔화 (말초신경 저하)
- 발톱 문제 또는 무좀으로 인한 보행 불안
- 굳은살, 티눈 등으로 인한 균형 불균형
- 지나치게 부드럽거나 단단한 실내화
- 약해진 하체 근력 및 유연성 부족
특히 노년기에는 작은 통증 하나가 보행 자세를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에, 정기적인 발 체크가 필요하다.
2. 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실천법
평소에 몇 가지 습관만 지켜도 발의 기능을 유지하고 낙상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. 내가 부모님께 도와드린 실천 목록을 그대로 공유한다.
▸ 발 건강을 위한 습관
- 하루 1회 발바닥 스트레칭 (발가락 벌리기, 발뒤꿈치 들어올리기)
- 발톱은 너무 짧게 깎지 않기 (내성발톱 예방)
- 매주 1회 발바닥, 발가락 사이 무좀 확인
- 실내에서도 미끄럼 방지 기능 있는 슬리퍼 착용
- 매일 자기 전 따뜻한 물로 발 마사지
부모님이 “요즘 발이 편해서 덜 불안하다”고 하셨을 때, 정말 뿌듯함을 느꼈다.
3. 낙상 방지를 위한 신발 선택 기준
노년층에게 신발은 단순한 패션이 아니라 '보조 기기'다. 어떤 신발을 신느냐에 따라 낙상 확률이 크게 달라진다.
▸ 신발 선택 시 체크포인트
- 밑창이 미끄럽지 않고, 적당히 유연한 재질
- 발등을 잘 감싸주는 구조 (스트랩, 벨크로 등)
- 굽은 2~3cm 이하가 적당
- 발볼이 너무 좁거나 헐겁지 않은지 확인
- 장시간 착용 시 발목이 흔들리지 않아야 함
특히 겨울철에는 실내용 덧신이 미끄러워 낙상 사고가 많아지므로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실내화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.
4. 함께 실천하면 좋은 운동
발 건강은 하체 근육과 균형 감각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. 따라서 전신을 사용하는 간단한 균형 운동이 도움이 된다.
▸ 추천 운동
- 의자 뒤에 서서 한 발 들고 10초씩 버티기
- 벽 잡고 까치발 들기 10회 x 3세트
- 발가락으로 수건 구기기
- 보폭을 넓혀 걷기 (너무 느리지 않게)
- 실내 자전거 또는 수중 걷기 운동
하루 10분만 투자해도 낙상에 강한 발과 다리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다.
결론: 넘어지지 않게, 발부터 챙기는 노년 건강
노년기의 낙상은 단순히 다치는 일이 아니라 삶의 질을 좌우하는 큰 사건이다. 그런데 그 출발점은 발바닥, 발톱, 발가락 같은 '작은 부위'에서 시작된다. 발을 챙기는 습관만으로도 골절, 입원,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.
오늘 부모님의 발을 한 번 살펴보자. 티눈은 없는지, 발톱은 깔끔한지, 슬리퍼가 미끄럽진 않은지. 낙상을 막는 첫걸음은 그렇게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다.